이강인이 파리 생제르맹을 떠나 스페인 라리가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로 이적했다.
아틀레티코는 이강인과 2031년 6월 30일까지 계약을 체결했다. PSG도 이강인의 완전 이적을 공식 발표했다. 이강인은 PSG에서 세 시즌 동안 공식전 124경기에 출전해 16골과 16도움을 기록한 뒤, 자신이 오랫동안 생활했던 스페인 무대로 돌아오게 됐다.
이번 이적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부분은 단순한 이적료나 계약기간이 아니다.
이강인은 아틀레티코에서 어떤 역할을 맡게 될까?
특히 아틀레티코의 상징적인 공격수였던 앙투안 그리즈만이 2026년 7월부터 미국 MLS의 올랜도 시티로 이적하면서, 이강인이 그의 역할을 이어받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두 선수는 비슷한 부분도 있고 분명히 다른 부분도 있다.
이강인은 과연 그리즈만의 직접적인 대체자가 될 수 있을까?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의 전술 안에서 이강인이 맡을 수 있는 세 가지 역할을 살펴보자.
1. 아틀레티코는 왜 이강인을 영입했을까?
이강인의 가장 큰 장점은 단순히 드리블이나 왼발 킥이 아니다.
그의 진짜 가치는 여러 포지션을 오가면서 공격을 연결할 수 있다는 것에 있다.
이강인은 오른쪽 윙어와 공격형 미드필더뿐만 아니라 중앙 미드필더, 왼쪽 측면, 때로는 가짜 9번과 세컨드 스트라이커에 가까운 위치까지 소화해 왔다.
PSG 공식 발표에서도 이강인을 주로 측면에서 뛰지만 중앙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 왼발잡이 공격형 미드필더로 설명했다. 마요르카 시절인 2022-23시즌에는 공식전 39경기에서 6골과 6도움을 올리며 공격 전개의 중심으로 활약했다.
아틀레티코가 이강인에게 기대하는 능력은 크게 네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 좁은 공간에서 공을 지키는 능력
- 수비 라인 사이로 패스를 연결하는 능력
- 오른쪽에서 중앙으로 이동하는 움직임
- 코너킥과 프리킥을 담당할 수 있는 왼발 킥
그리즈만이 떠난 아틀레티코에는 최전방과 미드필드를 연결하면서 공격에 창의성을 더해줄 선수가 필요하다.
이강인은 그리즈만과 완전히 같은 유형은 아니지만, 그가 담당했던 여러 기능을 나누어 맡을 수 있는 선수다.
2. 시메오네의 아틀레티코는 어떤 축구를 할까?
시메오네 감독의 아틀레티코를 떠올리면 많은 사람이 먼저 수비적인 4-4-2를 생각한다.
두 줄로 촘촘하게 내려서서 중앙 공간을 막고, 공을 빼앗으면 빠르게 역습하는 축구다.
하지만 최근 아틀레티코는 경기 상황과 선수 구성에 따라 다양한 포메이션을 사용한다. 4-4-2뿐만 아니라 4-2-3-1, 3-5-2, 5-3-2 형태도 활용할 수 있다.
2026-27시즌을 준비하는 프리시즌 훈련에서도 시메오네는 4-4-2와 4-2-3-1을 모두 시험했다. 훈련의 핵심은 공을 잃은 직후의 압박, 빠른 볼 회수, 측면 활용, 수비 블록의 좌우 이동이었다.
따라서 이강인에게 필요한 것은 단순히 공을 잘 다루는 능력이 아니다.
아틀레티코의 전술 안에서 뛰기 위해서는 다음 능력도 보여줘야 한다.
공을 잃은 뒤 얼마나 빠르게 수비 위치로 돌아가는가?
상대의 패스 길을 얼마나 정확하게 막는가?
동료와 함께 수비 블록을 유지할 수 있는가?
결국 이강인의 주전 경쟁은 공격 능력보다 수비 전술에 얼마나 빠르게 적응하느냐에 따라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3. 예상 역할 ① 오른쪽 미드필더
이강인의 가장 현실적인 출발 위치는 4-4-2의 오른쪽 미드필더다.
그러나 전통적인 오른쪽 미드필더처럼 측면을 따라 빠르게 돌파한 뒤 크로스만 올리는 역할은 아니다.
왼발잡이인 이강인은 오른쪽에서 공을 받은 뒤 중앙으로 들어오는 움직임을 선호한다.
이를 축구 전술에서는 흔히 인버티드 윙어라고 부른다.
인버티드 윙어란?
오른발잡이가 왼쪽 측면에, 왼발잡이가 오른쪽 측면에 배치되는 형태다.
선수가 측면을 따라 바깥쪽으로 움직이는 대신, 자신의 주발을 사용하기 좋은 중앙 방향으로 이동한다.
이강인이 오른쪽에서 중앙으로 들어오면 여러 선택지가 생긴다.
첫째, 최전방 공격수에게 침투 패스를 연결할 수 있다.
둘째, 페널티박스 밖에서 왼발 슈팅을 시도할 수 있다.
셋째, 반대편 측면으로 긴 전환 패스를 보낼 수 있다.
넷째, 오른쪽 풀백이 비어 있는 측면 공간으로 전진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줄 수 있다.
이때 이강인이 주로 활동하게 되는 공간이 바로 하프스페이스다.
하프스페이스란?
하프스페이스는 경기장 중앙과 측면 사이의 공간을 의미한다.
완전히 중앙도 아니고, 터치라인에 가까운 측면도 아니다.
이 공간에서는 상대 중앙 미드필더와 측면 수비수 사이에서 공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공격수가 여러 방향으로 패스하거나 드리블하기 좋다.
이강인은 터치라인에 고정되어 빠른 속도로 돌파하는 선수라기보다, 하프스페이스에서 공을 받은 뒤 동료의 움직임을 보고 다음 플레이를 선택하는 유형에 가깝다.
따라서 오른쪽 미드필더로 출전하더라도 실제 공격 상황에서는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처럼 움직일 수 있다.
오른쪽 미드필더로 뛰었을 때의 장점
- 왼발을 이용한 침투 패스
- 중앙으로 들어오며 시도하는 슈팅
- 풀백과의 2대1 패스
- 반대편으로 보내는 전환 패스
- 코너킥과 프리킥 기회 증가
다만 수비 상황에서는 상대 왼쪽 풀백을 따라 내려와야 한다.
시메오네 감독의 4-4-2에서 측면 미드필더는 공격수와 수비수를 연결할 뿐만 아니라, 수비 시에는 사실상 두 번째 풀백처럼 움직여야 한다.
이강인이 오른쪽 미드필더로 주전 자리를 차지하려면 공격 포인트뿐만 아니라 수비 가담 능력도 증명해야 한다.
4. 예상 역할 ②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
두 번째 가능성은 4-2-3-1의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다.
시메오네는 2026-27시즌 프리시즌 훈련에서 4-2-3-1을 시험하며 공격형 미드필더를 배치했다. 이 포메이션이 실제 경기에서도 사용된다면 이강인에게 가장 잘 맞는 자리가 만들어질 수 있다.
4-2-3-1에서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는 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 앞, 최전방 공격수 뒤에서 움직인다.
이 자리에서 이강인은 상대 미드필더와 수비수 사이에 위치해 공을 받을 수 있다.
공을 받은 뒤에는 직접 전진하거나, 측면 공격수에게 패스하거나, 최전방 공격수의 침투를 도울 수 있다.
이강인이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로 뛰면 다음과 같은 장점을 살릴 수 있다.
첫째, 경기장을 넓게 볼 수 있다
측면에서는 패스할 수 있는 방향이 제한된다.
하지만 중앙에서는 왼쪽과 오른쪽을 모두 바라볼 수 있기 때문에 이강인의 패스 선택지가 늘어난다.
둘째, 속도보다 기술을 활용할 수 있다
이강인은 직선적인 속도로 수비수를 따돌리는 전형적인 윙어가 아니다.
대신 좁은 공간에서 방향을 바꾸고, 상대의 압박을 피한 뒤 정확한 패스를 연결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는 이런 장점을 활용하기 좋은 자리다.
셋째, 수비 부담을 조금 줄일 수 있다
오른쪽 미드필더로 뛰면 상대 풀백을 계속 따라가야 한다.
반면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로 출전하면 측면 수비보다 상대 수비형 미드필더의 패스 길을 차단하는 역할에 집중할 수 있다.
아틀레티코가 새롭게 영입한 모르텐 히울만은 볼 회수와 위치 선정, 경기 판단 및 배급 능력이 강점인 수비형 미드필더다. 그가 이강인 뒤에서 수비적인 균형을 잡아준다면 이강인이 공격에 더 집중할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
물론 이것은 아직 확정된 조합이 아니라 선수 특성에 근거한 전술적 예상이다.
5. 예상 역할 ③ 세컨드 스트라이커
세 번째 가능성은 최전방 공격수 바로 아래에서 뛰는 세컨드 스트라이커다.
4-4-2에서 두 명의 공격수를 배치하더라도 두 선수가 항상 같은 높이에 서는 것은 아니다.
한 명이 상대 수비수와 몸싸움을 하며 최전방에 머문다면, 다른 한 명은 미드필드 쪽으로 내려와 공을 받아준다.
그리즈만이 아틀레티코에서 자주 맡았던 역할도 이와 비슷했다.
그는 단순한 골잡이가 아니라 미드필드로 내려와 공을 연결하고, 측면으로 이동하며 동료가 침투할 공간을 만들어주는 공격수였다.
이강인도 최전방에 고정되는 선수보다는 한두 걸음 아래로 내려와 공을 받는 역할이 더 잘 어울린다.
이강인이 세컨드 스트라이커로 할 수 있는 일
- 최전방 공격수에게 침투 패스 연결
- 중앙 미드필더와 공격수 사이의 연결
- 상대 수비형 미드필더 끌어내기
- 측면으로 이동해 수적 우위 만들기
- 페널티박스 앞에서 왼발 슈팅 시도
다만 이강인이 그리즈만과 같은 수준의 득점력을 보여줄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그리즈만은 공격 연결뿐만 아니라 페널티박스 안에서의 움직임과 결정력도 뛰어났던 선수다.
반면 이강인은 직접 득점을 마무리하는 능력보다, 공격 기회를 만들고 동료에게 연결하는 능력에서 더 큰 강점을 보인다.
따라서 이강인을 그리즈만과 완전히 같은 선수로 보기보다는, 그리즈만이 맡았던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일부 이어받는 선수로 보는 것이 더 정확하다. 두 선수 모두 라인 사이에서 공을 받고 세트피스를 처리할 수 있지만, 그리즈만은 마무리와 공이 없을 때의 움직임에서, 이강인은 좁은 공간에서의 볼 컨트롤과 창의적인 패스에서 강점을 보인다.
6. 이강인과 그리즈만은 무엇이 다를까?
두 선수는 모두 공격수와 미드필더 사이에서 플레이할 수 있다.
하지만 세부적인 경기 스타일에는 차이가 있다.
| 비교항목 | 이강인 | 그리즈만 |
| 주요 강점 | 볼 컨트롤과 창의적인 패스 | 득점과 오프더볼 움직임 |
| 선호 위치 | 오른쪽 하프스페이스와 중앙 | 중앙과 최전방 사이 |
| 주발 | 왼발 | 왼발 |
| 공격 방식 | 공을 소유한 뒤 기회 창출 | 공이 없을 때 공간 침투 |
| 세트피스 | 프리킥과 코너킥 가능 | 프리킥과 코너킥 가능 |
| 수비 기여 | 적응이 필요한 부분 | 적극적인 압박과 위치 선정 |
| 가장 어울리는 역할 | 인버티드 윙어·공격형미드필더 | 세컨 스트라이커·플레이메이커 |
이강인이 그리즈만의 등번호와 위치를 이어받는다고 해도, 경기 방식까지 그대로 복제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시메오네 감독이 이강인의 특성을 살리는 새로운 공격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7. 가장 큰 과제는 공격이 아니라 수비다
이강인의 기술적인 능력은 이미 라리가와 PSG에서 충분히 확인됐다.
문제는 시메오네 감독이 요구하는 수비 강도다.
아틀레티코의 선수들은 공을 잃는 순간 빠르게 압박해야 한다. 압박에 실패하면 자신의 위치로 복귀해 수비 블록을 만들어야 한다.
특히 측면 미드필더는 상대 풀백을 따라가면서 중앙 공간까지 함께 좁혀야 한다.
2026-27시즌 프리시즌 훈련에서도 시메오네는 공을 잃은 직후의 압박, 빠른 수비 전환, 선수들의 좌우 이동을 반복적으로 강조했다.
이강인이 주전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다음 세 가지를 보여줘야 한다.
공을 잃은 직후의 반응
공격에 실패한 뒤 멈추지 않고 곧바로 상대를 압박해야 한다.
수비 위치 선정
무조건 공을 가진 선수에게 달려드는 것이 아니라, 상대의 패스 길을 차단하면서 동료와 간격을 유지해야 한다.
경기 내내 유지되는 활동량
아틀레티코의 측면 선수는 공격과 수비를 반복해야 한다. 기술적인 장면 몇 번만으로는 시메오네의 신뢰를 얻기 어렵다.
결국 이강인의 성공 여부는 공격 포인트만으로 판단하기 어렵다.
얼마나 자주 골과 도움을 기록하느냐보다, 공격과 수비를 모두 수행하면서 팀의 전술 구조를 유지할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할 수 있다.
8. 이강인의 가장 이상적인 포지션은?
이강인의 능력만 놓고 보면 가장 이상적인 포지션은 4-2-3-1의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다.
수비형 미드필더 두 명의 보호를 받으면서 공격수 뒤에서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메오네 감독이 4-4-2를 기본 포메이션으로 선택한다면 오른쪽 미드필더로 시작할 가능성이 더 현실적이다.
공격 상황에서는 오른쪽에서 중앙으로 들어오고, 오른쪽 풀백이 측면으로 전진하는 형태다.
상대가 수비적으로 내려앉았을 때는 세컨드 스트라이커나 중앙 플레이메이커로 이동할 수 있다.
따라서 이강인의 위치는 하나로 고정되기보다 상대와 경기 상황에 따라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
예상 포지션 순위
- 4-4-2 오른쪽 미드필더
- 4-2-3-1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
- 4-4-2 세컨드 스트라이커
- 3미들의 공격적인 중앙 미드필더
이강인의 가장 큰 무기는 특정 포지션에서만 뛰는 전문성이 아니라, 여러 위치에서 서로 다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유연성이다.
결론: 그리즈만의 복제품이 될 필요는 없다
이강인은 그리즈만의 완벽한 복제품이 아니다.
그리즈만은 득점력과 오프더볼 움직임, 압박 능력을 모두 갖춘 공격수였다. 반면 이강인은 좁은 공간에서 공을 다루고, 상대 수비 라인 사이로 패스를 연결하는 능력이 뛰어난 플레이메이커다.
그러나 두 선수는 공통점도 있다.
측면과 중앙을 오갈 수 있고, 공격수와 미드필더를 연결하며, 세트피스를 담당할 수 있다.
따라서 이강인은 그리즈만 한 명의 빈자리를 그대로 채우는 선수가 아니라, 그리즈만이 담당했던 창의적인 역할을 새로운 방식으로 이어갈 수 있는 선수다.
시메오네 감독의 4-4-2에서는 오른쪽 미드필더로, 4-2-3-1에서는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로, 공격이 필요한 경기에서는 세컨드 스트라이커로 활용될 수 있다.
결국 핵심은 포지션이 아니다.
이강인이 아틀레티코의 강한 압박과 수비 전환에 적응하면서도 자신의 창의성을 유지할 수 있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그 적응에 성공한다면 이강인은 단순한 로테이션 선수를 넘어, 그리즈만 이후 아틀레티코의 공격을 설계하는 핵심 선수로 성장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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